[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학생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간이 인덕대학교에서 진행됐다.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재학생 창업경진대회 워크숍에서는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창업에 성공한 분야별 멘토를 만나 실질적인 조언을 듣고 사업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전문대학 중 유일하게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기 창업패키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인덕대학교는 매년 재학생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이번 창업경진대회는 9월 중 최종 사업계획서 평가와 결과 발표가 이뤄진다. 우수 예비 창업자로 선정된 학생들에게는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실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창업가가 들려주는 전문적 조언 = 7월 23일 재학생 창업경진대회 워크숍이 열린 경기도 양평의 현대블룸비스타에는 인덕대학교 학생 50여 명이 CEO를 꿈꾸며 한 자리에 모였다. 워크숍에는 모집 분야별 청년 창업가들, 창업 전문가들이 참가자들의 멘토로 2박 3일간 함께 했다. 이번 창업경진대회의 모집 분야는 △게임 프로그램 △콘텐츠 제작 △전자완구 △지식서비스 및 공예다.
워크숍의 목적은 참가자들이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한 차원 실제 사업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아이디어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아이템화 하고, 아이템을 기술적으로 보완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실제 사업화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진한 (주)다른코리아 대표의 강연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이를 위해 멘토들은 창업 투자를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 창업 아이템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강연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생각해야 할 것은 아이디어가 아닌 아이템이에요” “사업계획서는 누가 보는가에 따라 다르게 써야 합니다” “아무리 아이템이 기발해도 시장의 변화, 트렌드를 모르면 도태됩니다.”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실체적인 창업 이야기에 학생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강의가 2시간 넘게 진행되는데도 한 눈을 파는 이가 없었다. 참가자 중에는 노트북을 켜고 멘토의 이야기를 바쁘게 받아 적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강연 순서 후에는 멘토와 참가자들의 그룹 멘토링이 진행됐다. 지원 부문별로 모여 앉아 참가자들은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멘토들은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다듬을 수 있도록 각 참가자와 참가팀에 조언했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도 수익모델이 있어요. 온라인 쇼핑몰의 수익모델만 해도 굉장히 다양해요. 단순히 상품 판매와 중개 수수료, 광고만 있는 게 아닙니다. 구매자가 입금한 돈을 쇼핑몰은 임시로 보관했다가 판매자에게 지급하기에 ‘여신’이라는 개념도 수익모델로 활용될 수 있어요.”
“VR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VR이 교육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수요가 있는지, 또 수요가 앞으로 어떻게 늘어날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데이터부터 파악해야 해요. 이걸 사업계획서에 담아야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완벽한 내용이 돼요.”
멘토들의 상세한 상담에 참가자들의 질문도 계속됐다. 질문과 답이 끊이지 않고 오간 덕분에 멘토링은 저녁 11시가 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창업가와의 만남과 이들의 코치가 사업화에 실제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영상 콘텐츠 제작과 크리에이터 기획사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김수형 참가자는 “멘토링이 무척 유익했다. 방향성을 정할 수 있었고, 디자인 전공자와 협업해 로고 디자인, 레이아웃을 보완하라는 조언도 많이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학문 간 융합 ‘첫 시도’…창업 시 융합의 필요성 자각 유도 = 워크숍 오리엔티어링 시간에는 사업계획서에 ‘융합’적 요소를 반영한 팀에게는 가점이 주어진다는 새로운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창업경진대회에 융합의 개념을 포함시킨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시도라고 최상열 창업지원단장은 설명했다.
“사실 창업경진대회를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제품이나 사업 아이템은 ‘융합’이라는 키워드로 설명이 가능한데, 학생들에게 융합을 활용한 사업 아이템을 만들라고만 하면 어렵게만 느껴질 것 같았죠. 그리고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고 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옆에 있는 다른 과의 친구가 이 부족함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면 힘을 합쳐 더 좋은 사업 아이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과의 학생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과 간 융합을 유도하기로 했어요.”
실제로 창업경진대회에 참여하는 팀은 모두 같은 학과 학생들끼리 구성돼 있었다. 각 학과 내에 설치된 창업동아리 학생들이 뜻을 모아 참여한 경우가 많아서였다. 그러나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이 점차 다른 학문과의 융합 필요성을 느끼고 교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워크숍을 하면서 원래 생각했던 아이템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워크숍 기간 동안 많은 참가자들이 다양한 학과 학생들로 이뤄진 새로운 팀을 구성하고 보다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창업 아이템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문 간 융합이 왜 필요한지, 이것이 아이템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 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
‘도자기 캔들’을 아이템으로 실제 창업을 준비하던 이도엽 참가자는 “공학을 전공한 친구와 함께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자동 점화 기술은 이미 나와 있는 기술인데 협업을 통해 이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 IoT 기술을 적용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이런 식으로 아이템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술이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하면서 사업 아이템을 발전시켜 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2박 3일간 체계적으로 진행된 창업경진대회 워크숍을 통해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창업을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던 ‘학생’들은 ‘예비 창업자’로 변모하게 됐다. 이 가운데 성공한 청년 창업가가 나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